english education

회장인사말

   부분과 전체의 관계를 두고 오랜 논란이 있어 왔습니다.

인식론(Epistemology) 역사상 먼저 주목을 받은 것은 전체였습니다.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부분 요소들보다는 전체 자체를 중시하는 이른바 전체론적 관점(Holistic Approach) 먼저 등장한 것입니다. 어쩌면 부분들의 특성을 파악할 있는 마땅한 방법론적 도구가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이해할 있겠습니다. 그러므로 당시의 전체론적 관점은 현상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는 많이 부족한 초창기적 전체론이라 있겠습니다. 그러다가 방법론적 도구들이 개발되면서 부분들의 특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방향전환이 일어났습니다. 부분들의 특성을 이해하면 특성들의 합인 전체의 특성을 보다 이해할 있으리라고 것입니다분석적 미시적 사고를 특징으로 하는 이러한 사고를 환원주의적 관점(Reductionistic Approach)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환원주의적 사고는 과학발달에 크게 기여하는 장점이 많은 관점이지만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부분들의 합이 전체이다라는 환원주의의 근가정(Root Hypothesis) 문제가 것입니다. 부분과 전체 사이에 존재론적(Ontological) 차원의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부분들의 특성들이 전체 속에서는 다른 모습으로 발현되거나 부분들의 이상의 특성들이 전체 속에서 발견되는 환원론적 사고의 가정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의 구체적 실례들을 여러 분야에서 찾아볼 있습니다. 예컨대 신학자 라인홀트 니버는 개인은 선해도 집단을 이루면 부도덕한 집단역동이 작동하는 것을 도덕적 인간! 부도덕한 사회!(Moral man! Immoral society !)에서 그려내고 있습니다.   또한 화학원소들을 여러 혼합하면 각자의 특성들의 단순 합을 뛰어넘는 새로운 특성이 발현되는데 이와 유사한 경우를 일상에서 쉽게 확인할 있습니다. 온갖 양념으로 요리한 불고기의 , 여러 반찬을 버무린 비빔밥의 , 다양한 약재들을 달인 한약의 약리효과 등도 이러한 측면에서 설명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전체는 부분들의 이상의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는 전체론적 관점이 다시 주목받기에 이르렀습니다. 새로운 전체론적 관점은 일반적인 용어로는 시스템적(Systematic) 사고라 부르기도 합니다. 지금의 전체론적 관점은 부분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전제로 새로 생겨나는 특성을 중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전체론과 차이가 있습니다. 이렇게 관점은 경합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의 관계로 이해해야 것입니다.

   현대를 물병자리 시대(Aquarian Age) 부릅니다. 물병은 병속에 들어 있는 물을 세상에 골고루 나누어 주어서 전체의 행복을 기약하는 상징물입니다. 물을 필요한 곳에 골고루 나누어 주는 행위자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물병자리 시대는 개인들이 그리고 부분들이 모든 것을 나누어 공유하고 부분들의 지혜를 모아 개인적 사회적 지구적 과제들을 해결하는데 앞장서는 知行合一의 정신을 시대적 덕목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필력을 자랑하는 메를린 퍼거슨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물병자리시대의 공모(The Aquarian Conspiracy) 불렀습니다. 물병자리 시대정신에 비추어 보면 시대의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를 구성하고 여러 요소들은 고유의 특성들을 유지하면서도 화학적으로 결합해야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는 국가, 지역, 계층, 학문분야 등이 포함됩니다. 학문분야에서 근자에 종전의 종합학문적(Interdisciplinary) 또는 통합학문적(Transdisciplinary) 이라는 용어와 별도로 통섭학(Consilence)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러한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있습니다. 통섭학이란, 외관상 그리고 통념상 전혀 관계가 없을 같아 보이는 분야들 간에도 저변에는 공통적 속성이 있고 이를 파악해야 학문적인 그리고 사회와 개인들의 실제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용어입니다. 우연한 일치이지만 환원주의적 특성을 중시하면서도 전체주의적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추구하려는 학계의 메가트렌드와 물병자리 시대의 정신이 맞아 떨어지는 것입니다.

 

   이상에서 다소는 장황하게 살펴본 이러 저러한 흐름들이 예술치료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 모임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그 동안 우리는 미술치료, 음악치료, 무용동작 치료, 문학치료 여러 분야들을 통합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아왔습니다. 임상현장에서 여러 분야들의 프로그램을 종합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추세가 되고 있고 그럴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지요. 따지고 보면 원래 인류역사상 예술치료는 전체주의적 치료가 먼저였습니다. 무용과 음악 그리고 색채위주의 미술적 요소가 가미된 전체주의적 예술치료가 먼저 등장한 것이지요. 앞서 설명한 내용에 근거한다면 고전적 전체론적 예술치료였던 셈입니다. 전문분야별로 나누어지는 소위 환원주의적 예술치료는 현대의 산물입니다. 그런데 전체주의적 사고가 다시 주역으로 등장한 것처럼 예술치료분야도 통합을 넘어 통섭의 정신으로 여러 분야들을 결집시키는 것이 시대의 정신이고 추세라 있을 것입니다이미 분야의 전문성이 상당히 확보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것저것을 그저 합한 물리적 통합을 넘어 플러스 알파를 발현하는 화학적 결합을 이루어 있을 것인가 라는 점입니다. 철학적인 측면과 실제 프로그램적 측면 모두에서 진정한 전체론적 예술치료의 모색 그것이 예술치료계의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의 필요성과 정신에 부응한다는 의미에서 우리는 통합예술심신치유학회(Holistic Arts Therapy Association)라는 명칭으로 발촉하였습니다. 영어식 약어로는 하타(HATA) 되는데 산스크리트어로 발음상 하타는 해와 달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낮과 밤을 아우르는 그야말로 통합적 의미가 더욱 부각되는 같습니다. 언어는 자체가 일정한 힘을 갖고 있느니 만큼 집단의식의 진화라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고의 지평을 넓히고 수준을 높이는 것이 지식인의 책무(Noblesse Oblige)라는 것을 알고 있고 책무의 일부를 하타모임에서 수행하려 합니다. 우리는 물병자리 시대정신에 걸맞게 치료분야의 지혜를 통합하고 해외 여러 나라들과 치료경험을 공유하여 진정한 통합예술치료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전파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점차 역량을 강화하여 프로그램 개발 실제적인 노력도 뒤이어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중요하게 언급하고자 하는 사항이 있습니다.

물병자리 시대의 인간관계론적 특성은 <속해있으나 묶이지 않는다>, <같이 있으나 구속하지 않는다> 것입니다. 이는 부분도 살고 전체도 빛나는, 중용의 도가 구현된 인간관계의 정수라 것입니다. 부분 속에 전체가 있고 전체 속에 부분이 있는 홀로그램적 특성이 물병자리시대 조직의 주요 특징입니다. 하타 역시 이념에 따라 움직입니다. 역량은 미천하나 만은 거대한 그래서 오히려 기대가 되고 애정이 가는 모임에 여러분을 초대하고자 합니다.

 

한국통합예술심신치유학회장 정 광 조